한국폴리텍Ⅱ대학 김남기 학장의 두 가지 도전…학생의 성공을 설계하고, 크리켓의 미래를 개척하다

- AI·디지털 전환 시대 맞아 ‘대학의 성공’에서 ‘학생의 성공’으로 운영 방향 전환

- 등록금 후불제·취업 크레딧·AI Skill Passport 등 학생 중심 교육혁신 구상

- 2014 인천아시안게임 계기로 시작된 크리켓과의 인연…대한크리켓협회장으로 국내 저변 확대 노력

대학의 성과보다 학생의 미래를 바라보다

 

AI부동산경제신문 | 교육·문화

 

한국폴리텍Ⅱ대학 김남기 학장. / AI부동산경제신문

 

[서울=이진형 기자] 한국폴리텍Ⅱ대학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으로 빠르게 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대학 운영체계 재편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지난 6월 취임한 김남기 학장이 있다. 김 학장은 취임 이후 별도의 취임식 대신 대학의 미래 방향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9월 1일에는 인천캠퍼스에서 ‘학생성공 비전발표회’를 열고 5대 분야 12개 핵심 추진과제를 공개했다.

 

김 학장이 제시한 방향은 ‘대학의 성공이 아닌 학생의 성공을 관리하는 대학’이다.

 

기존 직업교육이 취업률이나 자격 취득 등 교육과정의 결과를 중심으로 평가됐다면, 앞으로는 학생이 입학한 뒤 어떤 역량을 쌓고, 이를 어떻게 증명하며, 취업 이후에는 어떤 경로로 성장하는지까지 대학이 지원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교육기관으로 산업현장에 필요한 기술인재를 양성해 왔다. Ⅱ대학은 인천·남인천·화성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 서부권의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김 학장이 취임 직후부터 대학의 운영 방향을 학생 중심으로 재정립하려는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취업률’만으로 학생의 역량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한국폴리텍Ⅱ대학 본관 전경. / AI부동산경제신문

 

김 학장이 주목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대학 평가 방식이다.

 

김 학장은 지역과 학과, 교육과정이 서로 다른 대학을 동일한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학과의 경우 몇 명의 취업 여부만으로 취업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단년도 수치만으로 교육성과를 판단하기보다 여러 해의 성과와 교육 여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는 대학 평가의 기준을 단순히 바꾸자는 의미를 넘어, 학생에게 실제로 어떤 교육이 제공됐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떤 기술과 역량을 갖췄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교육성과를 바라보자는 문제의식에 가깝다.

 

김 학장은 “단순 취업률만으로는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직무역량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며 학생이 재학 중 축적한 역량을 데이터로 관리하고 취업 이후의 성장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등록금 후불제부터 ‘취업 크레딧’까지

 

학생 지원 방식에서도 새로운 구상이 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등록금 후불제다. 학생이 먼저 교육을 받고 취업한 뒤 등록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학이 학생의 취업과 성장에 보다 큰 책임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다.

 

장학금의 활용 방식에 대한 접근도 기존과 다르다.

 

김 학장은 등록금을 감면하는 형태의 장학금에 더해 학생들이 실제 취업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교육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취업 크레딧’ 개념을 제안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이 단순한 등록금 부담 완화에 그치지 않고, 취업을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교육과 경험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까지 포함한다는 판단에서다.

 

AI 서비스와 영어교육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접근한다. 개인이 각각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대학 차원에서 서비스를 공동 이용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대학이 가진 규모와 조직의 협상력을 학생의 학습 기회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졸업장 넘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증명한다

 

김남기 학장의 교육혁신 구상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학생의 기술역량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체계다.

 

인천폴리텍은 ‘AI Skill Passport’와 ‘Human Skill Data Factory’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AI Skill Passport는 학생이 교육과 실습, 프로젝트 등을 통해 어떤 기술을 습득했는지 데이터를 축적해 기업에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기술 여권’ 개념이다.

 

졸업장이나 자격증만으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실무능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접근이다.

 

Human Skill Data Factory를 통해서는 교육 과정에서 축적되는 학생의 숙련기술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를 교육과 취업 지원에 다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AI를 특정 학과에만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계·전기·자동차·반도체 등 기존 전공기술에 AI를 접목하고, 대학 행정에도 AI 활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술교육 플랫폼과 외국인 학생을 위한 다국어 스마트강의실 구축 등도 추진과제에 포함됐다.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직업교육

 

대학의 역할을 캠퍼스 안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김 학장의 구상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9월 8일 한국폴리텍Ⅱ대학은 계양구와 지역맞춤형 인재 양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맞춤형 직업교육과 교육 인프라 공유, 취업 지원, 고용 촉진, 공모사업 공동 참여 및 정책과제 발굴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지역 산업의 수요와 직업교육을 연결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김 학장이 취임 당시 밝힌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대학’이라는 방향이 실제 지역기관과의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전국 폴리텍이 배출한 약 330만 명의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학생과 졸업생을 연결하고, 취업·직무·기업 정보를 교육과 취업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교육 현장 밖에서는 ‘크리켓’이라는 또 하나의 도전

 

김남기 학장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크리켓이다.

 

김남기 학장은 대한크리켓협회장으로서 국내 크리켓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출처=대한크리켓협회

 

김 학장은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을 맡아 국내 크리켓의 기반을 넓히는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와 크리켓의 인연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학장은 당시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크리켓을 처음 접했고, 이후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종목을 직접 공부하기 시작했다. 네팔을 찾아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외 자료를 찾아보며 크리켓의 규칙과 운영을 익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에는 국내에서 선수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여자 크리켓 대표팀 구성에도 힘을 보탰다. 당시 국내 크리켓의 기반은 매우 취약했고, 선수 발굴과 훈련 환경 마련 자체가 과제였다.

 

김 학장은 당시의 경험을 계기로 크리켓을 단순한 스포츠 종목이 아니라 국내에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 분야로 바라보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하면서 크리켓을 만났다”며 “인천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크리켓을 뿌리내리려고 무척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에는 철거 예정이었던 ‘연희크리켓경기장’을 국가대표 선수훈련장으로 유치해 존치시키는 데도 힘을 보탰다. 해당 경기장은 국내 유일의 국제규격 크리켓 전용경기장이다.

 

올해 3월에는 대한크리켓협회와 재단법인 피플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안전·법률·노무 분야 협력과 교육 프로그램 개발, 외국인 선수 지원 등에 나서기도 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는 공통분모

 

교육과 스포츠.

 

겉으로 보면 김남기 학장이 맡고 있는 두 영역은 서로 달라 보인다. 하지만 각각의 현장에서 이어온 활동을 살펴보면, 사람의 역량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기반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맞닿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에서는 학생이 단순히 졸업장을 받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기술을 갖추고 이를 증명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리켓에서는 국내 기반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종목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수와 지도자, 경기장, 프로그램 등 기반을 갖추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대학 운영에서 강조하는 ‘학생 성공’ 역시 교육의 결과를 단순한 수치로만 바라보기보다 학생이 실제로 어떤 역량을 갖추게 되는지를 살펴보자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100일 설계에서 1년 실행으로…학생성공을 위한 변화의 출발

 

한국폴리텍Ⅱ대학. / AI부동산경제신문

 

김남기 학장은 지난 9월 학생성공 비전발표회에서 5대 분야 12개 핵심 추진과제를 제시하고, 100일 이내 기본설계를 마친 뒤 1년 내 현장 적용에 나서겠다는 실행 계획을 밝혔다.

 

등록금 후불제와 취업 크레딧, AI Skill Passport 등 학생 중심의 교육혁신 구상과 함께 기존 전공기술에 AI를 접목하고 지역사회 및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학장은 새로운 사업이나 제도를 추진할 때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방향을 강조했다. 대학의 제도와 교육과정을 학생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교육을 통해 쌓은 기술과 경험이 취업과 이후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AI와 디지털 전환으로 산업현장의 요구가 빠르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직업교육의 역할을 다시 설정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교육 현장 밖에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시작된 크리켓과의 인연을 이어가며 국내 크리켓의 기반을 넓히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학생이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고, 아직 국내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스포츠 종목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일.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사람의 성장에 필요한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김남기 학장의 두 활동은 맞닿아 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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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30 11:52 수정 2026.09.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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