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가슴을 울릴 한마디

스파르타와 300


고대 페르시아 제국 아케메네스 왕조(Achaemenid Empire)의 황제였던 크세르크세스(Xerxēs)는 그리스 원정에 앞서 그리스 도시연합 국가들에게 자신의 공격목표는 아테네이므로 다른 도시국가들은 가는 길과 물만 내주면 절대로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의 말을 따랐지만 스파르타(Sparta)를 비롯한 약 30개 도시국가들은 아테네와 연합하여 페르시아 군대에 대항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당시 그리스의 도시국가연합은 전혀 결속되지 않은 오합지졸들이었다. 아테네(Athens), 사모스(Samos), 코린트(Corinth), 테베(Thebae), 스파르타(Sparta) 등은 각기 독립된 나라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미지: AI image. antnews 제공>

이렇게 독립적이었던 그리스 소국들은 페르시아가 그리스로 진격해 오는 도중 이미 많은 지역을 복속시켰고, 군대의 규모가 엄청나다는 사실에 지레 겁을 먹고 있었으므로 싸우느냐 항복하느냐를 놓고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리스 연합군은 진격해 오는 페르시아군에 맞서기 위해 육군과 해군으로 임무를 분담하고 진지를 구축했다. 가장 먼저 막을 곳은 그리스 북부의 테르모필레(Thermopyles)였다. 페르시아 군대가 그리스를 집어삼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기야 하는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그 테르모필레 요새를 지키고 있었던 사람은 스파르타의 국왕 레오니다스(Leonidas)였다. 테르모필레 요새 안에는 레오니다스 왕이 거느린 300명의 정예병력을 포함해 겨우 7천 명의 연합군이 포진하고 있었다. 즉 7천 명의 방어군이 170만 명(과장된 표현에 의하며:현대 추정치는 10~20만 대. 앤트뉴스 추가)의 침략군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 전쟁은 누가 봐도 패배가 뻔한 전쟁이었다. 노련했던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Xerxēs) 황제는 그런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서두르지 않고 닷새 동안 주위를 살핀 후 비로소 공격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테르모필레는 쉽게 정복되지 않았다.

 

3일 동안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페르시아군 2만 명과 그리스 연합군 4천 명이 죽어 나갔다. 테르모필레(Thermopyles)는 “뜨거운 문”이라는 이름이 지닌 뜻처럼 지형이 매우 좁아 페르시아 군대가 전차를 움직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병사들조차 제대로 대오를 지어 다닐 수 없었다. 거기다 높은 언덕에서 퍼붓는 스파르타군의 공격에 페르시아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마음이 다급해진 크세르크세스(Xerxēs) 황제는 페르시아 정예부대를 투입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과 병사들은 결국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전원이 테르모필레(Thermopyles)를 사수하다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테르모필레 전투는 그리스 본토 군으로 하여금 재정비할 시간을 주고 해전을 준비할 여유를 줌으로써 결국 그리스군이 페르시아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테르모필레(Thermopyles) 전쟁의 전사자들은 그리스의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데 그 승전의 중심에는 스파르타인이 있었다.

 

스파르타인들은 전쟁을 위해 태어나고 훈련되었던 사람들이다. 스파르타인들은 남자아이를 낳으면 부족의 장로에게 데려가서 레스케(lesche)라 불리는 장소에서 검사를 받고 건강하면 돌려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 아이는 타이게토스(Taigetos) 산록의 깊은 구렁에 던져졌다. 또 모든 스파르타 사내아이들은 일곱 살이 되면 아고게(Agoge)라는 병영학교에 들어가 그곳에서 19세까지 혹독한 군사훈련을 받았다. 체력훈련, 춤과 음악, 문학과 철학도 함께 배웠다. 채찍 맞고 견디기 같은 엽기적인 인내심 훈련도 받았다. 그런 훈련과정을 거쳐 19세부터 전투에 투입되며 60세까지는 예비군이든 현역이든 실제 전쟁에 참가했다.

 

스파르타인들의 소망은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이었다. 스파르타 남성들은 눈물을 보여서도, 전장에서 물러나서도 안 되며 항복해서는 더욱 안 된다. 테르모필레 전쟁에서 장렬하게 전사했던 레오니다스(Leonidas) 왕의 한 마디는 스파르타인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잘 대변한다. “항복하라. 그러면 너의 나라를 그냥 다스리게 해주마”라는 말을 전하러 온 크세르크세스(Xerxēs) 황제의 사자를 우물에 쳐박아 죽인 후 레오니다스(Leonidas) 왕은 자신의 정예부대 300명을 이끌고 전선으로 떠났다.

 

왕비는 남편을 떠나보내면서도 슬픈 기색을 조금도 보이지 않은 채 이렇게 말했다. “꼭 돌아오세요. 살아서든 죽어서든.” 레오니다스 왕은 그 말을 받아 왕비에게 이렇게 답했다. “내가 죽거든 좋은 남자 만나서 다시 아들을 낳아라. 그래야만 스파르타를 지킬 군인이 한 사람 더 생길 것 아닌가.” 그렇게 태어나고 그렇게 죽어갔던 사람들이 바로 스파르타인들이었다.

 

지금 우리는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남북통일은 염원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그만한 군사력, 경제력, 후원자(동맹국)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위에 적은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Leonidas) 왕이 출전하면서 남긴 한 마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가슴을 울리고, 모든 읽는 자의 가슴을 울리듯 온 국민의 가슴을 울릴 최고 지도자의 남북통일을 위한 결연한 한마디가 있기를 소망해 본다.

 

 

-손 영일 컬럼 



작성 2026.01.29 09:34 수정 2026.01.2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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