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당첨 안 돼' 3040 청약통장 해지 속출… 주택도시기금 줄어든다

- 올 1~7월 청약통장 31.5만 좌 순감… 해지액 8.2조 달해 순증액 2000억 턱걸이

- 고분양가·대출 규제에 실수요층 이탈… 10대 이하만 미성년 혜택에 10만 개 증가

- 서민 주거 안정 재원 '여유자금' 10조 원대 급감… 내년 공공주택 공급 차질 우려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보다 해지자 더 많아

 

AI부동산경제신문 | 부동산

 

올해 주택청약통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8조원을 넘어섰다. 

 

[서울=이진형 기자] 분양가 급등과 고강도 대출 규제, 치열한 청약 가점 경쟁이 맞물리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포기하는 실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작 집을 사야 할 30~50대는 통장을 깨고 있는 반면, 제도 개편 혜택을 노린 미성년자 통장만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청약통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들어오는 돈과 비슷해지면서,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서민 주거 정책의 핵심 재원인 주택도시기금 운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신규 가입(183만 6000좌)보다 해지(215만 1000좌)가 더 많아 31만 5000좌가 순감했다.

 

이로써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세는 2022년 순감 전환 이후 5년 연속 이어지게 됐다. 청약홈 기준 전체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2859만 명에서 올해 7월 말 2577만 명으로 282만 명가량 줄어들었다.

 

'들오는 돈 8.4조 vs 나가는 돈 8.2조'… 실수요자 빠지고 미성년만 증가

 

올해 1~7월 청약통장에 들어온 유입액은 8조 4000억 원이었으나, 해지 등으로 빠져나간 유출액이 8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실질적인 순증액은 2000억 원에 그친 셈이다. 지난해 순증액이 4조 10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자금 유입이 사실상 정체됐다.

 

특히 내 집 마련의 주축이 되어야 할 연령대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7월까지 연령별 통계에 따르면 30대(-11만 개), 40대(-12만 개), 50대(-11만 개) 등 30~50대에서만 약 34만 개의 통장이 사라졌다.

 

반면 10세 미만(+3만 개)과 10대(+7만 개) 등 10대 이하에서는 10만 개가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정부가 2024년부터 미성년자의 청약통장 납입 인정 기간을 2년에서 5년(최대 1500만 원)으로 대폭 늘리면서 부모가 미리 통장을 만들어주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작 청약이 필요한 계층은 떠나고 부모의 자금력에 의존하는 미성년자 통장만 늘어나는 씁쓸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월 납입 인정액 상향(10만 원→25만 원), 금리 인상(최대 연 3.1%), 배우자 소득공제 확대 등 유인책을 내놨지만, 높아진 분양가와 대출 규제 벽을 넘지 못한 실수요자들의 '청약 무용론'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금 여유자금 10조 원대 바닥… 공공임대·디딤돌 대출 '빨간불'

 

가입자 이탈은 정부 주거 복지 정책의 '종잣돈'인 주택도시기금 고갈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약저축을 통해 조성된 자금은 2021년 23조 1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15조 2000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4년 만에 약 34%(7조 9000억 원)가 증발한 셈이다.

 

청약저축은 부동산 경기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들어오는 주택도시기금 내 가장 안정적인 수입원이다. 디딤돌·버팀목 대출(지난해 34조 2000억 원 투입)과 LH 공공임대주택 건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자금 등이 모두 이 기금에서 나온다.

 

그러나 청약 유입액이 줄어들면서 2022년 40조 원에 달했던 기금 여유자금은 지난해 말 10조 원 안팎으로 급감했다. 정부가 내년 공공임대 등 공적주택 공급에 8조 8000억 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인 만큼, 자금 유출이 지금처럼 이어질 경우 서민 주거 안정 정책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저축 재원 감소가 서민을 위한 정책 대출과 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직접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지적하며 단순히 이자율을 소폭 올리는 수준을 넘어 3040 실수요층이 통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청약 제도 개편과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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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14 15:49 수정 2026.09.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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