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장의 음향 시스템은 전문화되고 있지만 이를 운영하는 환경은 공연마다 다르다. 전문 공연에서는 음향 엔지니어가 콘솔을 직접 운용하지만 강연이나 기념식, 지역 행사처럼 비교적 간단한 일정까지 매번 전문 인력을 배치하기는 쉽지 않다. 공공 공연장이 장비의 성능뿐 아니라 ‘누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AV 통합제어 솔루션 기업 이담(EDAM, 대표 장민수)이 전북 순창군민예술회관에 구축한 웹 기반 AV 통합제어 플랫폼 ‘ATB-LINK’는 이러한 공연장 운영 방식에 초점을 맞춘 사례다.
1997년 향토회관으로 문을 연 순창군민예술회관은 음악회와 연극, 전통예술을 비롯해 각종 지역 행사가 열리는 공공 문화시설이다. 순창군은 노후화된 시설과 장비를 개선하고 공연장 운영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AV 전문지 ‘AV MIX’ 2026년 8월호에도 소개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음향 시스템 설계와 구축, 측정 및 튜닝을 ㈜디라직이 담당했으며, 이담은 현장 AV 장비와 웹 플랫폼을 연결하는 AV 통합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핵심은 전문 엔지니어가 만들어 놓은 음향 설정을 일상적인 행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문 공연이 열릴 때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엔지니어가 콘솔을 직접 조작하며 현장에 맞게 음향을 세밀하게 조정한다. 이후 ‘ATB-LINK’의 캡처 기능을 이용하면 당시 콘솔에 설정된 채널별 뮤트와 레벨 정보를 읽어 프리셋 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
외부 음향업체나 엔지니어가 특정 행사에 맞춰 설정한 상태를 보관해뒀다가 비슷한 형태의 행사가 다시 열릴 때 불러오는 방식이다. 담당자가 각각의 설정값을 다시 입력하거나 콘솔의 여러 채널과 레이어를 일일이 찾아 조작해야 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다.
현장에 설치된 ‘ATB COMPACT’는 이러한 프리셋 제어와 함께 순차 전원, 일정 관리 등 공연장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웹 화면에서 관리하도록 구성됐다. 운영자는 장비 랙의 전원 스위치를 개별적으로 켜고 끄는 대신 시스템을 일괄 가동하거나 종료할 수 있다.

요일별 운영 일정도 등록할 수 있다. 지정된 시간에 맞춰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설정하고 현장에 담당자가 없을 경우 원격으로 장비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강연이나 기념식 등에서는 저장된 프리셋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마이크 전체 켜기’, ‘PC 오디오 재생’ 등 자주 사용하는 동작을 미리 구성하면 화면에서 해당 기능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지정된 채널과 버스를 제어할 수 있다. 시스템 전원과 프리셋 실행에는 음성 명령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제조사의 장비에만 맞춰진 제어 구조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시스템의 특징이다. 제조사마다 서로 다른 통신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장비별 프로토콜과 사용자의 제어 명령을 플랫폼에서 연결하는 구조다. 순창군민예술회관에서는 디라직의 순차전원 장치를 이담 플랫폼에서 직접 제어하도록 연동했다.
이담 장민수 대표는 “전문 엔지니어에게는 부대 장비와 준비 작업을 보다 간편하게 하고,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담당자에게는 복잡했던 조작 과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며 “특히 한 사람이 여러 장비를 관리해야 하는 현장에서는 하나의 프리셋으로 여러 장비를 함께 제어할 수 있어 운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 공연장의 디지털화는 고성능 장비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전문 공연의 세밀한 운용 환경을 유지하면서 반복적으로 열리는 일상 행사에서는 담당자가 쉽게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순창군민예술회관의 이번 구축 사례는 전문 엔지니어의 설정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활용하는 방식으로 두 운영 환경을 연결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이담은 순창군민예술회관 구축 경험을 토대로 향후 교회와 회의실, 강당 등 다양한 AV 운영 공간으로 통합제어 플랫폼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