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X-Ray(線)

뢴트겐에의해 발견된 의문의 광선

몸을 투과해 잔단방사선에 이용

사진 필름현상 내부구조 확인


1982년 미국 시카고에사는 7명의 시민이 청산칼륨(청산가리)이 입혀진 진통제 타이레놀을 먹고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이 터진 후 많은 철부지 아이들이 ‘돈을 내놓지 않으면 제품에 독극물을 넣겠다’는 협박편지를 타이레놀 제조회사에 보냈다.

 

그 후 뉴욕에 있던 몇몇 약병 속에서 독이 묻은 타이레놀 알약이 발견되었고, 독이 든 약병을 모두 골라내는 일이 FBI 화학검사실에 맡겨졌다. 그러나 FBI 검사실에는 그럴 만한 장비가 없었다. 그때 한 분광학자가 아이디어를 냈다.

 

<사진; shutter stock>

칼륨은 X선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고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칼륨이 들어간 청산칼륨에 X선을 투과시키면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X선을 이용하는 분광기록계가 없었던 FBI 검사실은 모든 약병을 뉴욕 케네디공항 보안검색대로 가져갔다. 여행자의 짐을 검사하는 검색장치가 X선을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항에 있는 검색용 기계를 사용해 단 몇 시간만에 청산칼륨이 묻어 있는 몇 개의 약병을 찾아낼 수 있었다.

수 십명의 생명을 구한 약물 검사가 공항 보안검색장치에서 이뤄진 것이다.

 

X선은 1895년 11월 8일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1845-1923)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진공방전관을 이용해 실험하던 중 기존의 음극선과는 다른 특이한 광선을 발견했다. 물질을 투과할 수 있으며, 음극선과 달리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주어도 진로를 굽히지 않고, 거울이나 렌즈에도 쉽게 반사나 굴절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는 이 광선의 정체를 알 수 없다고 해서 X선이라고 명명했다.

X선은 파장이 자외선보다 짧고 감마선보다 길다. X선의 파장은 일반적으로 0.001nm~10nm(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이다. X선은 빛처럼 직진하여 물체 내를 잘 투과하지만 물체를 통과하는 동안에 흡수된다. 그런데 X선 흡수율은 물체를 구성하는 물질, 구조 등에 따라 각각 달라서 투과 X선량이 변화한다. 따라서 이것을 사진 필름에 쪼이면 물체의 품질, 형상에 따라 여러 가지 상(像)이 촬영되고, 이로써 외관상 알 수 없는 미묘한 내부구조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X선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먼저 의료면에서 보면 X선은 우리몸을 쉽게 투과하기 때문에 진단방사선학에 이용된다. X선은 사람 몸 속 뼈의 이상, 골절, 종양 등의 질환은 물론 머리, 가슴, 배 등 인체 내부 장기를 꿰뚫어볼 수 있어 이상 유무를 판단할 수 있으며 필름을 감광시키는 X선의 특성 때문에 사진으로 찍어서 기록할 수도 있다.

이런 의료용 외에 공업용으로 재료나 제품의 비파괴 검사를 할 때에도 X선은 유용하게 사용된다. 검사를 할 시험체에 균열이나 밀도차가 있으면 X선을 투과했을 때 X선 필름의 감광 정도가 틀리게 나타난다. 이를 통해 시험체의 결함 상태를 비교적 확실하게 검사할 수 있어서 X선을 이용한 방사선 투과 검사는 비파괴 검사 방법 중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강력한 X선을 물질에 충돌시켜 그곳에서 2차적으로 방출되는 형광X선의 파장분포로부터 물질의 성분원소의 종류나 성분비를 추정해낼 수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그림 감정이나 고 미술품을 복원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X선은 이처럼 의료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문화, 천문, 예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발견당시 그 정체를 몰라 X선이라고 불리었던 이것은 앞으로도 지금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 좀 더 다양하게 이용될 것이다.

 

X선 하면 해골 사진을 생각했던 독자분이시라면 우리 생활 속에 팔방미인처럼 쓰이는 X선의 변신을 이번 기회에 좀 더 관심 있게 지켜 보는 것은 어떨까?

 

 

(글 : 김형자-과학칼럼니스트)

 

작성 2025.11.10 20:05 수정 2025.11.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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